Vicky, Cristina, Barcelona
~2014/daily 2009. 10. 18. 00:44 |국내에는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라는 우스꽝스럽고 선정적인 싸구려 느낌의 제목으로 개봉되었다.
그러면서 등급은 15세 관람가. 이게 어디 15세 관람가인 영화가 가질만한 제목이냔 말이다. '여인의 음모' 이후 가장 엉뚱한 제목이라고 생각한다. 똘추같은 놈들.
영화에 19금 정도의 장면은 나오지 않지만 이야기로 볼 때는 19금 정도가 맞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다.
이 영화는 여름방학을 이용해 바르셀로나의 친척집에 머물게 된 Vicky와 그녀의 친구 Cristina의 이야기다. 즉, '비키와 크리스티나의 바르셀로나에서의 여름'정도가 되겠다.
대학원 생인 비키와 특정한 직업이 없는 크리스티나는 절친한 사이. 비키가 여름방학을 맞아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바르셀로나의 친척집에 몇달간 머무르기로 한다. 거기서 한 화가 안토니오를 만나는데 주변에 평이 썩 좋지 못한 남자이나 굉장히 매력적인 사람이다. (이 역할의 배우는 '하비에르 바르뎀'이라고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 살인마 역할을 했던 사람이다. 마음에 듬.) 이 남자에게는 헤어진 아내 마리아(페넬로페 크루즈)가 있는데 이 여자 역시 화가이지만 성격이 매우 괴팍하다. 크리스티나는 이 남자와 사랑에 빠져 동거에 들어가고 여기에 전처 마리아가 나타나면서 셋이서 이상한 동거를 하게 된다. 크리스티나는 이 기묘한 동거를 통해 자신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게 되고 마리아와 안토니오에 대해 이해하게 되며 서로서로가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여기서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라는 제목이 탄생한 것이다. 이성적인 사랑을 하는 비키는 뉴욕에 잘나가는 약혼자가 있음에도 결국 안토니오에게 빠지게 되고 혼란스러워하지만 자기 자리로 돌아가고 크리스티나도 안토니오를 떠나게 된다.
아마도 영화 홍보를 위해서였겠지만 번역한 제목이나 사이트 등에 올려져 있는 요약된 스토리들은 뭔가 성적인 것을 가득 담고 있다. 물론 다분히 성적이긴 하다. 안토니오는 비키와 크리스티나와의 첫만남에서 셋이서 함께 침실에 드는 것이 어떠냐고 뻔뻔스럽게 제안하기도 하고 마리아와 크리스티나가 키스를 나누기도 한다.
이성적인 사랑과 본능적으로 이끌리는 사랑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는 한 여자. 수년간 자신을 한번도 안아주지 않은 남편때문에 외로워 다른 남자를 만나는 숙모,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릴 각오가 되어 있는 여자, 사랑에 격식이나 구태한 관념들을 씌우길 거부하는 남자.
이 영화는 성적인 면보다는 어느 여름에 인물들이 겪게되는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사랑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영화가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