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
~2014/daily 2009. 3. 1. 10:26 |
요즘 내 인생의 화두 중 하나는 '외로움'이다.
외로움을 무척이나 탄다.
아틀란타에서의 생활은 가히 고문 수준이랄까.
선천적인 이유인지 후천적인 까닭인지 알 수가 없다.
동네 단짝친구가 둘 있었다. 남자애 하나 여자애 하나. 그 중 남자친구가 다른 곳으로 이사를 떠나게 되어 내가 많이 괴로워 했다는 어머니의 후일담.
친구가 이사가던 날에는 가지말라고 자다가 벌떡 깨어 일어났다고 한다.
2. 초등학교 5학년 가을 평택에서 청주로 이사갔을 때.
당시 철없게도 전학 오가는 친구들을 살짝 부러워 했드랬다. 그러던 중 내가 전학을 가게 되어 묘한 기대감을 갖게 됐다. 떠나는 날 반 친구들이 잘 가라며 노래를 불러주는데--난 교탁에 나가있고 친구들은 앉아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상황--아무렇지도 않다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제야 실감했던게지.
청주로 가서도 한달은 매일 울면서 지냈던 듯. 보다못한 어머니가 말티즈 잡종--흔히 발바리라고 불리는 개를 한마리 사주었을 정도다.
암튼 그 즈음에는 정신상태가 무척이나 불안정했었다. 같은 동네에 나에게 잘 대해주던 같은 반 친구가 있었다. 짝궁이었던가...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비정상적으로 그 친구에게 집착을 했었던 것 같다. 항상 전화해서 놀자 그러고 심지어 오락실도 다녔다. 하루는 그 친구 집에 전화했다가 그 친구의 누나로부터 다시 전화하지 말라며 나쁜 친구 취급을 받았더랬다. 하나 더 고백하는데, 한번은 그 친구가 자리에서 잠시 일어났다 앉는 사이에 엉덩이 밑에 샤프펜슬을 세워 놓아 엉덩이에 상처를 입힌 적이 있었다. 장난이었는데 그 친구가 엉덩이 상처가 나오 아파하는 모습을 보면 내가 왜 그랬을까 곧바로 후회했었지.
청주에서의 5학년 초등학생 나의 모습은 아주 이상한 아이였다.
3. 고등학교를 기숙사 학교로 진학했다.
1월부터 기숙사에 들어가서 학교 생활을 시작했는데, 처음 한달동안 매일 눈물을 흘리며 암담한 시간을 보냈다. 어찌나 적응이 안되고 답답하고 외롭던지. 1층 로비에 있던 공중전화에 매일 매달려 어머니에게 울며 전화를 했더랬다. 중3때 국어선생님의 딸도 나랑 같은 학년 같은 반이었는데, 어느 날 국어선생님께서 학교에 오셨다가 날 찾아오셔서는 뺨을 한대 치시면서 정신차리라고 따끔하게 혼내 주셨다. 그 분 성격은 여전히 화끈하셨고 나는 얼만 빠졌드랬다. 그 충격을 정신을 차리고 ... 하는 이야기는 소설속에나 있나보다.
4. 군대 갔을 때.
입대 첫 날은 엄청나게 길었다. 한 일주일 정도 됐는줄 알았더랬다. 정말 그랬지. 하루가 일주일 같았다. 정말 그랬지. 거울에 비친 까까머리 내 얼굴을 보고 싶지 않아서 세면대에서도 고개만 쳐박고 있었다. 주머니속의 포크숟가락만 만지작 거렸다.
식사시간엔 식판에 얼굴 쳐박고 정신없이 먹기만 했다. 현실을 인정할 수 없었던거지. 그랬었다.
5주 훈련이 끝나면 집에 보내줄 것만 같았다. 헌혈할 때 몰래 직원분들께 다가가 여자친구한테 전화도 하고 그랬었지. 그때.. 입대한지 한 이틀? 삼일?째였던가... 다신 못돌아올 곳에서 몇년 살았던 사람처럼 절절하게 전화했었다.
사람이란 그런존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