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7.01.16 만원 지하철, 패쇄 공포증, 그리고 만성 위염 2
아침 9시에 과외가 있어서 8시도 되기 전에 집에서 나섰다. 어제 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씨리얼을 먹고 잤는데 오늘 아침에 일어났더니 뱃속에 그대로 있는 듯한 느낌. 곧 괜찮아지겠지, 아니 사실 괜찮아져주세요 하는 마음으로 나선 것이다.
지난 주에는 8시 10분이 지나서 지하철에 탔었는데 승객이 많지 않았다. 오늘도 역시 그러려니 하는 마음으로 승강장에 들어서는 열차를 봤는데 왠 걸 사람들로 그득한 것이 아닌가. 승강장에도 이미 꽤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편하게 앉아서 가려는 꿈은 접고 그저 자리가 어서 자리가 나길 바랄 뿐이었다.
한 다섯 정거장쯤 지났을까 내 앞에 자리가 나서 마침내 앉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곧바로 다음 정거장에서 그야말로 사람들이 물밀듯이 밀려들어와 내가 앉아있음이 천만다행이다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런 만원 지하철을 탈 때마다 느껴지는 것인데, 객차안이 너무 답답하고 숨이 막힌다. 좁은 공간안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어 산소부족으로 인한 당연한 증상인진 모르겠지만, 사람이 가득한 버스나 열차, 승강기 안에 있으면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가빠지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종종 혹시 이런게 '패쇄 공포증'의 경미한 증상은 아닐까 생각하기도 한다.
이렇게 숨도 가뿐데, 속이 아프고 어지럽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속이 편치 못한가보다.', '조금만 버티면 환승역인데.', '잠깐 내려서 찬바람좀 쐬다 갈까.'
그러나 버티지 못하고 중간쯤에서 내려버린 건, 내 앞에 서있던 남자에게서 나던 담배 쩔은 내.
결국 전화로 과외를 취소하고 그 길로 약국에 가서 속을 진정시킬만한 약을 사 먹은 후 학교로 그냥 올라와버렸다. 저녁때 다시 버스타고 지하철 타고 집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니 걱정이 앞선다.
Posted by unknown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