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tto Fever
~2014/daily 2006. 6. 16. 01:42 |![]() | 습관이랄까, 내가 가끔 하는 망상 중 하나는 바로 이것이다. 이런 생각이 들 때면 너무 행복해 진다고나 할까. |
어제도 간만에 이런 공상에 빠져들었다. '빚을 갚고, 집을 사고, 차를 사고, 선물 하고, 기부 하고,...' '가족에게 알릴까, 혼자만 알고 있을까,...' '이걸 평생 굴리려면 무엇을 하는 게 좋을까...' 끝이 없다. 쓸데없는 망상이나 한다고 뭐라고 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다. 사실 난 로또 사지도 않는다. 지금까지 한 두번 사봤나? 한번은 로또 사업 시작하자마자 경험삼아 구입해 보았던 것 같고, 또한번은 생각만 하지 말고 실천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사봤던 것 같다. 다들 그렇겠지만 처음 이 fever에 시달렸던 이유는 집안에 금전적인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 때에는 내가 생각해 봐도 살짝 병적이 아니었나 싶다. 정말로 내가 로또를 사기만 하면 당장에라도 일등에 당첨될 것만 같은 기분에 거의 완전히 사로잡혀 있었다. 다만 끝까지 남은 내 안의 어떤 것이 로또를 구입하지 못하게 만들었었다. 아마도 끝까지 살아남은 나의 현실감각이었으리라. 그렇게 며칠을 고생한 후에도 그런 열병은 종종 찾아왔었다. 요즘은 시달리는 정도는 아니고 그걸 즐기고 있다. 로또의 꿈이 괴로웠던 때는, 일등 당첨이 내 손끝이 닿을 곳에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당연히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는 망상은 사람을 황폐하게 만드는 놈이다. 그 당시의 나는 그러했다. 이제 그것은 이루어질 수 없는-수치적 가능성이야 있겠지마는-먼나라 이야기라는 것을 알고 있는 나에게 있어 Lotto Fever는 하나의 '즐길거리'가 되었다. 내가 정말 가지고 싶은 것 중 하나는 Mercedes Benz의 자동차이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SL500. 아니면 SLR McLaren도 좋다. (뭐 어떤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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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쪽이든 나에게는 요원遙遠한 꿈이다. 그것으로 좋다. '100평짜리 빌라'나 '벤츠'는 꼭 이뤄야만 하는 꿈은 아니다. 이것들은 내가 정말로 이루어야 할 무엇을 해냈을 때 아마도 자연스레 그 뒤를 따라올 것이다. (평수나 차종의 변화는 있겠지만. 하하) '로또 대박'의 꿈은 이루어 질 수 없기에 나에게 있어 망상이며, 이루어 질 수 없기에 즐길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이다. 어제 시작했으니 fever는 며칠간 지속될 것이다. 그리고 나는 아무것도 모른 체 열심인 내 심장을 두근거리며 이 열병을 즐길 것이다. 그리고 다른 고민거리들로 잊혀지겠지. 그리고는 내 마음이 지친 어느 목요일 바지런히 새벽을 여는 사람들과 차들 사이에서 다시 내게 찾아와 작은 즐거움을 안겨 줄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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