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구 뚫기
~2014/Living Atlanta 2009. 1. 18. 13:15 |100 Midtown 804호는 아주 그지같았다. 어지러져 있진 않았지만 깨끗한 상태는 아니었던 것.
정기적인 청소같은 게 이루어진 적도 없는 것이 확실했다.
카펫 바닥은 먼지들이 교묘히 카펫 무늬에 숨어 있고, 어두운 색깔의 주방 테이블과 세면대 역시
먼지와 때를 가려주고 있었다.
욕실은 가관.
바닥과 욕조에 흥건한 머리카락과 꼬질꼬질해서 앉고 싶지 않은 변기.
ㅠㅁㅠ 싫어라...
게다가 욕조의 물은 빠지지도 않았다.
그리하여 여기 온 다음날 일단 잘 씻을 수 있어야 하니까 욕조의 물이 잘 빠지도록 하기 위해서
Liquid Plumber라고 하수구 뚫는 액체를 사다가 욕조 하수구를 뚫었다.
전혀 만족스럽진 않지만 일단 물이 빠지긴 하게 되었다.
그렇게 쓰고 있던 일주일.
오늘 보니 욕조 물 빠지는 모양새가 또 시원치 않다.
그래서 가까운 Publix에 가서 또 하수구 뚫는 액체를 사왔다.
지난번의 것은 비싸므로 이번에는 싼 것으로.
그것을 가지고 한 통을 다 비울 때까지 들이붓고 기다리고 물붓고 했는데
차도가 없다.
이런 된장.
좀 더 좋은 걸 사 올 걸 그랬나......... ! ...
그러다가 나무젓가락 가져다가 욕조 하수구를 훑어 보기로 했다.
여기서 잠깐!내가 지내는 방의 욕조는 욕조 하수구 마개가 분리되어 있지 않고 하수구 구멍에 고정되어 있다.뚜껑을 살짝 들어올려서 돌리면 뚜껑이 열린채로 있고 살짝 돌리면 닫히는 방식이라구멍 안을 들여다 볼 수 없는 상태.
그 하수구 구멍을 훑어 보았더니 처음에는 소득이 없다가 조금 더 열심히 했더니
대박 월척이~!!!! -ㅁ-;;;;
머리카락이 마구마구 나오는 거다. 영화 "링"도 아니고...
난 그 안쪽 배관 어딘가에 머리카락이 걸쳐져 있어서 막히나 했었는데
하구수 입구 바로 안쪽에 걸쳐져서 물 빠지는 것을 막고 있었던 것.
한참 꺼냈다.
물 엄청 잘 빠진다.
기분이 매우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아까운 내 돈.
저 하수구 뚫는 액체 사는데 한 만원은 든 것 같은데 말이지.
젠장젠장젠장.
어쨌거나 앞으로 쾌적한 샤워를 할 수 있게 되었고,
오늘 욕실을 깨끗히 청소해서 기분 좋고 그렇다.
주방쪽은........ 별로 엄두가 안난다.
기름때가 많아 손대고 싶지 않음.
먹는 것과 관련 있으니 기분은 개운치 않음.
그래도 역시 손댈 엄두가 안남.
내일은 진공청소기 사서 먼지 청소해야지.